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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택근 사태의 5가지 의미

파란법 2009. 12. 18. 18:17

히어로즈 이택근 현금 트레이드


1. 이택근 대 현금 트레이드


이택근 트레이드 합의가 발표되었습니다.

‘히어로즈 이택근’ 대 ‘LG트윈스 박영복, 강병우 + 25억(서울 입성금 15억상계를 합쳐 40억이라는주장도 있음)’의 트레이드입니다.


이택근은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로 병역이 면제된 1980년생 중견수입니다.

이택근은 2006년부터 4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유일한 타자일 정도로 최고의 선수 중 한명입니다(이택근 외에는 김동주, 정근우가 2007년부터 3년 연속 3할 타율을, 홍성흔, 김현수, 김주찬, 김원섭이 2008년부터 2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하고 있을 뿐입니다.).


반면 박영복은 2002년 2차지명 2순위로 지명되어 통산 타석이 17타석에 불과한 포수입니다.

강병우는 2005년 2차지명 6순위로 지명되어 1군 출장 기록이 전무한 외야수입니다.


결국 이택근 트레이드는 히어로즈가 이택근을 25억 이상에 매각한, LG트윈스가 이택근을 25억 이상에 매입한, 완벽한 현금 트레이드라는 결론이 도출됩니다.

히어로즈 이장석 사장은 “합리적인 트레이드를 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이택근 트레이드는 어떻게 보든 합리적인 트레이드가 될 수 없습니다.




2. 히어로즈 네이밍 마케팅 포기 = 선수 팔기


히어로즈 구단은 2009년 11월과 12월 메인스폰서 유치를 포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히어로즈 구단은 동시에 현행 팀명인 ‘히어로즈’를 ‘서울 히어로즈’로 변경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히어로즈의 이러한 발표는 히어로즈가 지난 2년간 제안한 네이밍 마케팅의 철회를 의미합니다.

이는 팀명에 지역을 병기하는 선진적, 낭만적 구단의 지향이라기보다는, 메인스폰서 유치를 통한 네이밍 마케팅의 실패, 포기를 뜻합니다.

동시에 히어로즈에 팀명 권리를 가지는 메인스폰서가 없다는 것은, 히어로즈 구단(이장석)이 선수 트레이드를 포함한 구단 운영을 여론의 눈치를 보지 않고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7개 구단의 소유자, 구단주는 대기업이지만, 히어로즈의 소유자, 구단주는 사업가 이장석입니다.

히어로즈 구단주 이장석이 거액의 자산을 가진 프로야구 자선사업가가 아닌 이상, 연간 150억에 이르는 운영비는 사실상 매년 반복될 문제가 되었습니다.

이장석 히어로즈 사장은 이택근의 매각, 이택근의 현금 트레이드를 1번 문제의 답으로 썼습니다.

“강정호 황재균 강윤구를 제외한 어떤 선수도 트레이드 대상자가 될 수 있다”는 이장석 히어로즈 사장의 발언은, 히어로즈와 이장석 사장이 남은 문제들에 대해서도 어떤 답을 쓸지를 예측하게 합니다.




3. 2009년 히어로즈 = 1997년 쌍방울 레이더스 ≠ 오클랜드


히어로즈는 오클랜드 어슬레틱스가 될 수 없습니다.

히어로즈의 이장석 사장, 조태룡 단장, 김시진 감독 등은 빌리빈 단장이 될 수도 머니볼을 쓸 수도 없습니다.

히어로즈의 선수팔기는 페이롤(총연봉) 부담에 따른 유망주 대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히어로즈는 2006년부터 4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유일한 타자이며 FA가 3년 이상 남은 팀내 최고 가치 선수를 팔았습니다.

그리고 히어로즈는 2002년 2차지명 2순위로 지명되어 통산 타석이 17타석에 불과한 포수와 2005년 2차지명 6순위로 지명되어 1군 출장 기록이 전무한 외야수를 받았습니다.

아니 히어로즈는 이택근을 25억 이상의 현금을 받고 팔았을 뿐입니다.


2009년 히어로즈는 12년 전인 1997년 쌍방울 레이더스의 길을 선택했을 뿐입니다.




4. 2011년 히어로즈 = 1999년 쌍방울 레이더스?


쌍방울 레이더스의 모기업은 재정난을 겪다 1997년 부도를 맞았습니다.

쌍방울 레이더스는 선수들이 여관, 분식점, 공원을 전전했고, 외국인 선수 없이 시즌을 치르기도 하고,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조규제, 박경완, 김기태, 김현욱 등 투타 핵심 선수들, 마일영, 라형진 등 선수지명권까지 사실상 현금 트레이드를 하기도 했습니다.

감독, 선수의 연봉, 운영비도 없는 상황에서, 선수들 숙식비용을 위해 김성근 감독이 사비를 털기도 했습니다.

다른 팀이 여러 명의 신인선수를 영입하는 상황에서, 김성근 감독 등이 1억의 계약금을 갹출해 간신히 입단시킨, 1999년 쌍방울 레이더스 유니폼을 입은 유일한 신인 선수가 이진영이었을 정도입니다.


1996년 쌍방울 레이더스는 1위 해태 타이거즈에 불과 3승(3경기)이 뒤지는 2위를, 1997년 쌍방울 레이더스는 1위 해태 타이거즈에 불과 3.5경기 뒤지는 3위를 기록하며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기적을 만들었습니다.

그런 쌍방울 레이더스, 돌격대 정신의 공포의 외인구단조차도 2년을 버티지 못하고 추락해 해체되었습니다(1998년, 승률 0.468, 6위, 1999년, 승률 0.224, 8위, 2000년 1월 6일 해체).


2008년 히어로즈는 승률 0.397의 7위를, 2009년 히어로즈는 승률 0.451의 6위를 기록했습니다.

2009년 히어로즈가이택근 트레이드(LG트윈스), 장원삼 트레이드(삼성 라이온즈), 이현승 트레이드(두산 베어스)등으로1997년 쌍방울 레이더스의 길을 택한다면, 2012년 히어로즈는, 아니 어쩌면 2011년 히어로즈는 존재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5. 이택근 트레이드 승인?


이택근 트레이드는 KBO의 승인 절차만을 남겨놓고 있습니다.

이택근 사태, 이택근 트레이드의 승인은 이러한 일련의 상황들, 의미들을 감수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일련의 상황들, 의미들을 감수할 수 없다면, 이택근 사태, 이택근 트레이드는 승인되지 말아야 합니다.


그것이 이택근 사태, 이택근 트레이드의 의미이자, 선택의 문제입니다.


(스탯티즈 기록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