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김재박 감독, 박용택, 홍성흔은, 1984년 김영덕 감독, 이만수, 홍문종?


LG트윈스 투수들의 4연속 볼넷에, 홍성흔이 2009년 타격왕을 차지할 기회가 사라졌습니다.

타격 1위(0.374) 박용택이 시즌 최종전을 앞두고는 있지만, 타격 2위(0.371) 홍성흔이 시즌을 마친 상황에서, 2009년 타격왕은 사실상 박용택으로 결정되었습니다.

롯데 자이언츠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인 9월 25일 LG트윈스 전에서, 롯데 자이언츠 홍성흔은 1회, 3회, 5회, 7회 4연속 볼넷을 얻었습니다.

타격왕을 노리는 타격 2위(경기전 0.372) 홍성흔에게 필요한 것은 타수와 안타였지만, 홍성흔은 안타와 타수는커녕, 스트라이크 구경도 하지 못했습니다.

홍성흔이 4연속 볼넷(16개의 볼)을 얻는 동안 홍성흔에게 날아온 스트라이크는 단 1개였습니다.

기록상 고의4구는 하나도 없었지만, 실질상 홍성흔이 칠 만한 공은 날아오지 않았습니다.

LG트윈스 선발투수 한희가 기록한 볼넷은 5개였고, 이 중 3개는 홍성흔을 상대로 한 것이었습니다.

LG트윈스 구원투수들이 기록한 볼넷은 단 1개였는데, 이 역시 홍성흔을 상대로 한 것이었습니다.

홍성흔의 안타 하나로는 타격순위 역전이 불가능해진 9회초 2아웃 타석이, 이날 5타석이나 기록한 홍성흔의 유일한 타수였습니다.

그리고 1타수에서 2안타를 기록할 수 없는 야구에서, 홍성흔의 유일한 타수는, 안타를 쳐도 타격 1위를 얻을 수 없게 된 2009년 마지막 타석이었습니다.

25년 전인 1984년 삼성 라이온즈 김영덕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 이만수의 타격 3관왕(타율, 홈런, 타점)을 위해, 타격 2위였던 롯데 자이언츠 홍문종을 9연타석 고의4구로 걸렀습니다.

1984년 노골적인 져주기 경기로 OB베어스(김성근 감독) 대신 롯데 자이언츠(강병철 감독)를 한국시리즈 상대로 선택하기도 했던 삼성 라이온즈 김영덕 감독은, “비난은 순간이지만 기록은 영원하다”라는 명언 아닌 명언을 남겼습니다.

25년 후인 2009년 롯데 자이언츠 홍성흔은 생애 처음으로 타격왕을 차지할 기회를 놓쳤습니다.

LG트윈스 김재박 감독은 “박용택이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여러번 맞기 어려운 좋은 기회를 잡고 있었기에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었다.”라고 밝혔습니다.

롯데 자이언츠 로이스터 감독은 “프로야구에서 창피한 작전이다. 매우 실망했다.”라며 비난을 그치지 않았습니다.

1984년 홍문종은 2009년 홍성흔으로 되살아났습니다.

“비난은 순간이지만 기록은 영원하다”라는 명언 아닌 명언도, 되살아났습니다.

비난은 순간인지 모릅니다.

상대적으로 기록은 영원한지 모릅니다.

그러나 프로야구가 존재하는 한, 타격왕이 존재하는 한, 1984년 김영덕 감독, 이만수, 홍문종, 2009년 김재박 감독, 박용택, 홍성흔이라는 이름은 영원할 것입니다.

1984년 김영덕 감독, 이만수, 홍문종의 타격왕 역사는, 2009년 김재박 감독, 박용택, 홍성흔의 타격왕 역사는, “비난은 순간이지만 기록은 영원하다”라는 명언 아닌 명언처럼, 그 자체로 특별하면서도 부끄러운 기록이기 때문입니다.

Posted by 파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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