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아쉽지만...

삼성 21년만에 첫 우승 축하합니다.

오늘 경기 정말 못 잊겠네요.

가장 극적인 방법으로 우승을 가져갔군요.


너무너무 아쉽지만...

LG 선수들 정말 잘 싸웠습니다.

94년 우승 때보다 더 감격적이었습니다.

10승투수 한 명 없는 선발진.

3할타자 없는 타선.

이승엽, 심정수, 페르난데스가 45홈런 이상 칠 때, 20홈런 이상 친 선수가 없었던 장타력.

투타를 통틀어 타이틀 홀더가 없었고,

LG가 맞붙은 현대, 기아, 삼성이 가진 원투펀치, 강력한 클린업이 없었지만...

몸을 던지는 수비,

김성근 감독의 용병술.

그리고 모자에 새긴 64,7번...


부상을 무릅쓰고 대타로 나와 2타점 적시타를 날린 김재현 선수.

4차전 잠실에서 경기볼 때 공에 맞아 쓰러져서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지만, 다시 꿋꿋이 일어났던 조인성 선수.

피로를 무릅쓰고 포스트 시즌 내내 승리의 세레모니를 날려주었던 이상훈 선수.

준플레이오프에서 최고의 홈송구를 보여주었던 마르티네스 선수.

포스트시즌이 탄생시킨 최고의 영웅 최동수 선수.

당뇨를 이겨내고 투혼을 보여준 심성보 선수.

최고의 수비를 보여주었던 권용관, 이종열 선수.

팀의 리더로 궂은일을 도맡아 한 유지현 선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LG를 구원한 박용택 선수.

선발의 한 축을 분명히 담당해주었던 만자니오 선수.

어느덧 마운드의 중심이 된 이동현 선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메이저리그 이상의 수비를 보여준 이병규 선수.

포스트 시즌 첫 경기의 역투와 오늘의 안타까운 마지막을 함께 했던 최원호 선수.

대타나 대수비로 나와 자기 역할을 다해준 최만호, 박연수, 김우석 선수 등등...

그리고 우리 서용빈 선수.

LG를 강팀으로 엮어낸 김성근 감독 이하 코치진.

모두들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LG는 오늘 졌지만, 올 시즌 LG는 지지 않았습니다.

가능성을 얻었고, 팀웍을 얻었고,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무엇보다 LG는 강팀이 되는 법을 배웠습니다.


오늘로서 2002년 프로야구는 막을 내리는 군요.

승자에게도 패자에게도 모두 박수를 보냅시다.

그리고 삼성 선수들, 김응룡 감독, 무엇보다 21년간 삼성을 끊임없이 사랑한 삼성팬들... 오늘은 당신들의 밤입니다.

2002년 11월 10일 대학교 1학년 때 쓴 글.

Posted by 파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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